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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병장수 시대, 의료·돌봄비 급증…"치료보다 예방" 디지털 해법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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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 건강보험 적자 공포④ [편집자주] 지난해 의료비 지출이 116조원을 돌파했다. 건강보험 재정 적자가 심화할 것이란 우려도 많다. 당장 내년부터 적자가 시작될 것이란 전망이다. 고령화 등으로 국민들의 건강보험료 부담도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건강보험 가입 시 필수로 함께 가입하는 노인장기요양보험도 마찬가지다. 이제는 지출 구조를 효율화해 지속 가능성을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어떻게 하면 보험의 재정 건전성을 높일 수 있을지 알아본다.
나이 드는 대한민국에서 만성질환 증가와 이에 따른 의료·돌봄비 급증의 대안으로 '디지털 해법'이 주목받는다. 치매, 암, 만성 폐쇄성 폐 질환, 심혈관 질환, 당뇨병과 같은 노인성 질환을 인공지능(AI)을 비롯한 첨단기술로 관리하면 궁극적으로 건강보험·노인장기요양보험 재정 절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의사 출신인 황희 카카오헬스케어 대표는 머니투데이에 "빅데이터 인공지능(AI) 등 혁신 기술이 의료비용 절감과 효율성 개선의 핵심 열쇠가 될 것"이라 말했다. 카카오헬스케어는 지난해 2월 연속혈당측정기(CGM)를 활용한 AI 기반의 혈당 관리 솔루션 'PASTA(이하 파스타)'를 출시했다. 다음 달부터 혈압(고혈압), 수면 등 관리 질환 범위를 확대할 예정이다.
황희 대표는 만성질환은 고령층에겐 '바늘의 실'처럼 따라온다고 바라봤다. 통계청에 따르면 빠른 고령화에 따라 우리나라는 2023년 기준 사망자 35만2000여명 중 78%인 27만5000여명이 암, 심장병, 뇌졸중과 같은 만성질환을 이유로 숨을 거뒀다. 갈수록 의료 수요와 비용이 동시 급증하고 있지만 미래에도 지금처럼 병의원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건보재정이 제한된데다 저출산을 이유로 이를 늘릴 '뾰족한 수'도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AI와 디지털 헬스케어가 의사의 '대체제'가 아닌 '보완제'로 주목받게 된 배경이다. 황 대표는 "의료 시스템에 위해를 가하거나 방해하지 않는 선에서 의사가 관심을 갖지 못한 데이터를 보고, 예방할 수 있는 영역의 만성질환을 관리하는 데 기술적인 도움을 주는 것이 빅테크의 역할"이라며 "스마트폰 앱 등을 통한 원격 모니터링은 합병증 발생을 조기에 감지하고, 입원이나 응급실 방문과 같은 고비용 의료 서비스의 필요성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에서는 만성질환자의 의료비 중 약 27%를 원격의료로 절감한 병원 사례도 보고됐었다"며 "진료 효율성을 높이고 불필요한 검사와 시술·입원을 막아 의료 지출을 감소시키는 간접적인 효과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 덧붙였다.
황희 카카오헬스케어 대표(사진 왼쪽)와 김영선 경희대 에이테크 연구소장.
에이지테크는 삶의 질을 높이는 동시에 건강 상태를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된다. 그만큼 병원에 덜 가게 돼 의료비가 줄고 돌봄에 필요한 인력·비용 감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세계경제포럼(WEF)은 지난 5월 "AI, 디지털 플랫폼, 자동화 기술 등 에이지 테크는 경제적 이익이 엄청나다"면서 "노인성 질환을 예방·관리해 기대수명을 1년 늘리는 것만으로도 38조 달러(약 5경 4360조원), 10년을 연장할 경우 367조 달러(약 52경 5000조원)의 막대한 경제적 가치가 창출된다"고 밝히기도 했다. 실제 경희대 에이지테크 연구소가 2019년부터 시니어를 대상으로 돌봄 로봇, 디지털 기술 등 에이지테크를 실증한 결과 100점 만점을 기준으로 노쇠 개선(89→93점), 인지기능 개선(31→38점), 주관적 건강(70→74점) 점수는 상승했다. 반면 우울(31→18점), 고립감(46→41점) 점수는 낮아져 시니어의 건강에 긍정적 변화가 나타난 것으로 확인됐다. 더불어 이승(이동) 보조, 자세 변환 등에 로봇을 활용할 경우 간병인 등 돌봄 인력의 신체적 부담도 줄었다. 돌봄 로봇을 사용할 경우 근육 사용량과 작업부하가 각각 63%, 7% 감소해 장기적으로 돌봄 인력 부족 문제 해결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 예측됐다. AI·로봇 등 첨단기술을 적용한 건강관리는 개인의 질병 예방과 동시에 기업에는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는 효과가 있다. 김영선 소장은 "나이가 들면 돋보기를 쓰고, 집안일을 쉽게 하려 세탁기·로봇청소기를 구입하는 것처럼 에이지테크가 삶에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시대가 올 것"이라며 "정부가 연구개발 투자 확대, 펀드 조성, 규제 완화 등 에이지테크 중심의 시니어 산업 육성책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주문했다. 황희 대표는 "AI 등 첨단기술과 빅데이터로 할 수 있는 일과 해야 하는 일, 해도 되는 일을 구분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사회적인 담론을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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